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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댄스·캐논편곡… 일반高선 못배우는 수업 ‘졸릴 틈’ 없어요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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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댄스·캐논편곡 일반高선 못배우는 수업졸릴 틈없어요

▲  지난달 31일 대구 달서구 본리동 대구예담학교 댄스실에서 실용음악반 학생들이 박정아(오른쪽) 강사로부터 힙합 춤을 배우고 있다. 대구예담학교 제공

 

- () ‘교과중점학교’ 예담학교를 가다 

뮤지컬·애니메이션·클래식 등 예·체능 희망 고교생 위탁교육  34시간중 16시간 예술수업 졸업생 70%이상 관련科 진학 
교육부, 위탁교육전담校 확대 일반고생 수업선택권 넓히기로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질수록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교육 당국도 이 같은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다양화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청소년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특성화된 교육을 제공하는교과중점학교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일반고 직업교육 위탁과정이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잠만 자던수업시간을 스스로 깨울 수 있게 됐다며 수업에 열의를 보인다. 문화일보는 청소년들이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데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교과중점학교와 일반고 직업교육 위탁 과정의 현장을 찾아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대구 달서구 본리동 대구예담학교의 댄스실. 이 학교 실용음악반 학생 25명이 박정아(34) 강사에게서 힙합 춤을 배우고 있었다. 스피커에서 힙합 음악이 흘러나오자 학생들은 박 강사의 구령에 맞춰 강렬한 몸짓을 선보였다. 50분 수업 동안 반복되는 연습에 학생들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고 땀이 줄줄 흘렀지만, 동작은 점점 세련되게 다듬어져 갔다. 이날 수업을 맡은 박 강사는 매드댄스 프로젝트 무용단의 대표이자 17년 차 무용수 대학 강사다.

 

◇재능과 끼를 담아낸다 = 이날 예담학교에서는 실용음악반 학생 외에도 예체능 분야 진출을 꿈꾸는 일반고 2·3학년 학생 401명이 교사와 외부 강사 등으로부터 뮤지컬, 애니메이션, 클래식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었다. ‘예술에 대한 재능과 끼를 담아낸다는 의미로 이름 지은 예담학교는 예술·체육 계열로 진로를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에게 진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위탁교육 전담학교다. 예담학교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맞춰진 기존의 일반고 스케줄이 아니라 예능에 특화된 프로그램에 맞춰 공부한다. 일주일 34시간 정규 수업 시간 중 16시간을 예술 수업(전공 심화 수업)으로 진행하고, 입시에 꼭 필요한 국어·사회·영어 과목 등은 하루 3교시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학교 운영은 대학에서 트롬본을 전공한 고희전(55) 교장이 맡고 있다.

 

예담학교는일반고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이대로 버려두면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문을 열었다. 대구시교육청 이혜정(51) 장학사는진로 희망이 제각각인 아이들이 국··수 위주의 획일적인 수업을 받고, 태반은 엎드려 자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담학교를 지난 2014년부터학생문화센터 부설 교육기관으로 운영해오다 올해부터 정규학교와 유사한 교육을 시행하는공립 각종학교 운영하고 있다.

 

◇잠자던 학생들이 깨어났다 = 교육부는 4일 예담학교와 같은 모형의 위탁교육전담학교를 늘려 일반고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변화와 성과를 직접 봤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고 수업 시잠자던학생들은 예체능 진로준비를 맘껏 할 수 있는 예담학교 수업에서깨어났다’. 이날 댄스수업에서 만난 실용음악반 강예모(18) 군은일반고에 있을 때는 혼자 음악 공부를 해서 외로웠고 수업도 재미가 없었지만, 이곳에 와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친구들과 음악과 관련한 얘기를 나누고 전문강사 선생님으로부터 음악을 배우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학교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 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드럼 연주자를 막연히 꿈꾸다 일반고에 진학했다가 지난해 예담학교를 알게 돼 입학했다. 학교에는 35개의 개인 연습실과 6개의 레슨실이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방음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시간에 연습을 하며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또 학교는 전공이 다른 학생들을 모아 수업하며 서로의 장단점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 군이 댄스수업을 하고 있던 같은 시간 합동연주실에서는 이 학교 클래식 반과 뮤지컬 반 학생 50명이 김리리(56) 교사로부터 캐논 변주곡의 코드를 활용한 편곡 수업을 받고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편곡한 음악에 맞춰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수업에는 대구 호산대 뮤지컬과의 김종국(43) 강사가 특별강사로 초청돼 학생들의 공연을 평가했다. 학생들은 김 강사의 조언과 충고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했다. 수업을 맡은 김리리 교사는클래식을 하는 학생들은 음악적으로 뛰어나지만, 표현력이 부족한데 뮤지컬을 하는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표현력을 배운다다른 분야의 진로를 준비하는 학생들끼리 수업하면서 장점은 배우고 단점을 고쳐나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국 강사는끼가 많은 아이들끼리 학교에서 서로의 재능을 배우고 성장해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진학률도 높아져 = 예체능 학생들에 특화된 예담학교의 수업 운영방식은 대입성과로도 이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71.6%)과 지난해(77.4%) 예담학교 졸업생의 70% 이상이 서울예대, 동아방송대, 경북대, 일본 도쿄(東京) 공예대 등 국내외 대학의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자의 84.2%는 수시 전형으로 합격했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예담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내년부터는 대구뿐만 아니라 경북, 경남 등 다른 지역 학생도 위탁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윤홍 교육부 학교정책과 과장은 이날중학교 자유학기제에서 발견한 꿈과 끼를 고등학교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등학교 교육의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며예담학교와 같은 위탁교육 전담학교에서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에 맞는 특성화된 교육을 받을 기회를 늘리는 것이 교육부의 목표라고 말했다.